• '사육금지제도', 4년 만에 다시 국회 문턱을 넘다
  • 학대범은 다시 동물을 키울 수 있다, 지금까지는


  • 지난 9월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동물을 학대한 사람에게 법원이 최대 5년까지 동물 사육 자체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1]. 박홍근·한정애·송재봉·조은희·김건·한지아 의원 등이 각각 발의한 6건의 법안을 하나로 조정한 대안으로,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는 학대범에게 법원이 1년 이상 5년 이하의 범위에서 사육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이를 어기면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1000만원 이하에 처하도록 했다. 학대 혐의로 기소된 경우 판결이 나올 때까지 피해 동물을 가해자에게 돌려보내지 않고 격리 보호하며, 지방자치단체가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동물을 죽을 만큼 학대해 처벌을 받은 사람도 형을 마치면 다시 동물을 사들이거나 데려와 기르는 것을 막을 법적 장치가 없었다. "때리고 버리고, 또 데려와 때리는" 악순환이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던 셈이다. 이는 결코 소수의 일탈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말 전국 3000가구를 방문 면접해 실시한 '반려동물 양육현황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은 29.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2]. 국민 세 명 중 한 명꼴로 동물과 일상을 나누는 사회가 된 만큼, 학대의 재발을 막을 제도적 장치의 공백도 그만큼 큰 사회적 위험으로 커진 셈이다. 그런데 이 조항은 사실 처음 시도되는 게 아니다. 2022년에도 비슷한 조항이 농해수위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에서 좌절된 전례가 있다[3]. 이번에도 법사위 심사와 본회의 의결이라는 관문이 남아 있어, 실제 시행까지는 지켜봐야 할 변수가 적지 않다.

    신고는 느는데, 실형은 5년에 29명

    법 개정 논의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현재의 처벌 체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강승규 의원이 대검찰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동물학대 혐의로 검찰에서 처분을 받은 인원은 4601명, 이 가운데 기소된 비율은 45.1%(2076명)에 그쳤다. 1심 판결까지 이어진 416명 중에서도 벌금형이 286명(68.8%)으로 절대다수였고, 실제 징역형이 선고된 경우는 단 29명, 비율로는 7.0%에 불과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실형을 받은 사람은 한 해 5.8명 수준이다. 강 의원은 "한 나라의 위대함은 그 나라가 동물을 다루는 방식으로 알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을 인용하며 "국민 인식과 법정형은 높아졌지만 실제 처벌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4].

    신고 건수 자체는 빠르게 늘고 있다. 양부남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접수된 동물학대 관련 신고만 4219건으로 하루 평균 18건에 달했고, 같은 기간 검거 인원은 735명이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936명에서 1152명이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거됐지만, 검찰에 송치되는 인원은 연 562명에서 719명 수준으로 줄어들고,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이 선고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관련 보도의 결론이다[5]. 신고와 검거는 느는데 처벌의 무게는 그대로인 이 간극이야말로, 사육금지제도처럼 '형벌 이후'를 통제하는 보완 장치가 논의되는 배경이다.

    해외는 이미 '무거운 처벌'을 선택했다

    한국의 처벌 수위가 유독 가벼운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산하 세계법제정보센터가 정리한 각국 규정을 보면, 미국은 동물학대 중범죄에 대해 최대 7년의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고, 뉴질랜드는 고의적 학대에 5년 이하 징역 또는 10만 뉴질랜드달러(약 8000만원) 이하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 일본도 애호동물을 죽거나 다치게 한 사람에게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엔(약 5000만원) 이하 벌금을 규정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학대에 3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 최대 5년의 징역과 최대 7만5000유로(약 1억원)의 벌금을 함께 물릴 수 있다[6]. 한국의 동물보호법상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지만, 진짜 격차는 법정형이 아니라 '실제로 그 형이 선고되는가'에 있다. 법정 최고형이 아무리 높아도 5년간 실형 선고가 29명에 그치는 한국의 현실은, 처벌 조항의 존재 자체보다 그것이 실제로 작동하는지가 핵심 과제임을 보여준다.

    동물학대는 왜 '개인의 취향' 문제가 아닌가

    동물학대를 단순히 한 마리 생명체에 대한 폭력으로만 볼 수 없다는 문제의식도 이번 입법 논의를 밀어붙이는 힘이다. 국내 강력범죄 수사 경험이 있는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연쇄살인범들의 공통된 이력을 짚으며 "동물을 학대하면서 폭력의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피와 폭력에 대한 역치가 높아지면서 결국 타인의 생명까지 쉽게 해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유영철은 출소 직후 흉기와 둔기로 개를 살해하는 실험을 반복한 뒤 살인에 나섰고, 강호순은 개농장을 운영하며 동물을 잔혹하게 죽이다가 재판 과정에서 "개를 많이 죽이다 보니 살인도 아무렇지 않게 됐다"고 진술한 바 있다. 정남규 역시 어린 시절부터 동물학대를 반복한 이력이 있다. 해외 연구도 이런 연관성을 뒷받침한다. 1997년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동물학대 전력이 있는 사람의 70%가 다른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고, 2003년 조사에서는 연쇄살인범 354명 가운데 75명이 동물학대 경험을 갖고 있었다[7].

    동물학대는 사람 사이의 폭력을 통제하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21세 여성 A씨의 전 남자친구는 교제 기간 동안 A씨를 폭행하면서 동시에 함께 입양·임시보호한 개와 고양이 11마리를 학대해 죽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동물권행동 카라의 활동가는 "최근 교제폭력 피해자가 동물학대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효정 박사는 "가정폭력 가해자가 자녀를 빌미로 피해자를 통제하는 방식과 비슷하게, 반려동물이 상대를 옭아매고 위협하는 권력의 수단으로 쓰인다"고 짚었다. 경찰청 관계자도 교제폭력과 동물학대를 통합적으로 다룰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8]. 동물학대가 미래의 강력범죄를 예고하는 신호이자, 현재 진행 중인 대인 폭력의 도구로 함께 작동한다는 점에서, 이를 방치하는 것은 동물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안전 문제이기도 하다.

    '보호'에서 '복지'로, 남은 과제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병행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월 11일 국회에서 전문가 토론회를 열어 반려동물뿐 아니라 농장동물과 실험동물, 동물원·수족관 동물까지 아우르는 '동물복지기본법' 제정을 논의했다. 담당 부서는 이를 "우리 사회의 동물복지 정책이 나아갈 기본 방향을 정립하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으며, 그간 온·오프라인 의견 수렴 과정에서 "보호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복지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9]. 사육금지제도가 학대 재발을 막는 '사후 안전장치'라면, 동물복지기본법은 애초에 학대를 낳는 사육·이용 환경 자체를 손보려는 '사전 설계'에 가깝다. 두 논의가 함께 진행된다는 사실은, 동물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기준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만하다.

    다만 제도가 서류상으로 존재하는 것과 실제로 작동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사육금지 조항이 이번에는 법사위와 본회의를 무사히 통과한다 해도, 재범 위험성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 지자체가 넘겨받은 동물을 어떻게 돌볼지, 위반 여부를 어떻게 상시적으로 확인할지 등 실행 단계의 과제는 그대로 남는다. 특히 재범 위험성 평가는 정신건강 전문가나 동물행동 전문가의 참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형식적인 절차로 그칠 우려가 있고, 사육이 금지된 동안 지자체가 넘겨받은 동물을 수용할 보호시설과 인력 역시 지금의 유기동물 보호센터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5년간 실형 29명이라는 숫자가 보여주듯, 법정형이 아무리 높아져도 수사와 기소, 양형의 관행이 뒤따르지 않으면 법은 선언에 그친다.

    동물병원 진료실에서는 학대의 흔적이 남은 동물을 마주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그때마다 수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눈앞의 상처를 치료하는 데 그치고, 그 동물이 같은 손에 돌아가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사육금지제도는 이런 구조적 무력감에 대한 최소한의 응답이라 할 수 있다. 동물을 학대한 사람이 다시 동물을 데려오지 못하게 막는 일은 그 자체로 끝이 아니라, 폭력에 둔감해진 사회의 역치를 다시 낮추는 작업의 시작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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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생성형 AI(Claude)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참고자료

    [1] 뉴스핌, "동물복지국회포럼 '동물학대범의 사육금지 법안 농해수위 통과 환영'", 2026.9.3,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903000233

    [2] 데일리벳, "2025년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 29.2%..역대 최대", https://www.dailyvet.co.kr/news/policy/273697

    [3] 한국NGO신문, "'학대 전력자, 다시 동물 키울 수 없게'…사육금지 법안 국회 최종 관문", https://www.ng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37294

    [4] 포인트경제, "동물학대 신고 연 6000건인데…실형은 5년간 고작 29명", https://www.pointe.co.kr/news/articleView.html?idxno=84687

    [5] 데일리벳, "[2025국감] 동물학대 신고 하루 평균 18건..8월까지 735명 검거", https://www.dailyvet.co.kr/news/policy/259867

    [6] 세계법제정보센터(법제처), "세계 각국의 동물학대 처벌규정", https://world.moleg.go.kr/web/dta/lgslTrendReadPage.do?A=A&searchType=all&searchPageRowCnt=10&pageIndex=2&CTS_SEQ=50391&AST_SEQ=3891&ETC=14

    [7] 서울신문,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 연쇄살인의 시작은 동물학대였다", 2022.6.23,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623009008

    [8] 경향신문, "때리고, 죽이고, 입양하고···'교제폭력' 수단된 '반려동물 학대'", 2026.9.30,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301057001

    [9] 뉴스핌, "반려 넘어 농장·실험동물까지...농식품부, '동물복지기본법' 제정 논의", 2026.9.9,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909001011

  • 글쓴날 : [26-09-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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