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생성형 AI(Claude)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지난 9월 16일 성평등가족부·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신 9주 이내에 사용하는 임신중지약 '미프지미소정'을 내년 1분기 안에 병원에서 처방할 수 있도록 도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14일 조속한 도입을 지시한 지 64일 만의 결정이다[1].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7년 만에, 임신중지가 처음으로 국가 의료 체계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이다[1][2]. 그러나 이 소식이 모두에게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여성계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환영했지만, 종교계는 "낙태를 질서 있게 제도화할 뿐"이라며 반발했고, 의료계는 안전장치부터 갖춰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6].
66년 만에 사라진 죄, 채워지지 않은 자리
한국에서 낙태를 범죄로 규정한 것은 1953년 형법 제정 때부터였다. 당시 입법자들은 6·25전쟁 이후 인구를 늘려야 한다는 필요성과 생명 존중, 성도덕 유지 등을 근거로 낙태죄를 형법에 담았고, 낙태를 한 여성과 이를 도운 의료인 모두를 처벌하는 이 틀은 66년 동안 그대로 유지됐다[8]. 헌법재판소는 2012년 이 조항에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2017년 다시 제기된 헌법소원을 계기로 2019년 마침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8]. 당시 결정문은 "임신과 출산이 여성에게 미치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대한 영향... 임신과 출산에 대한 여성의 결정이 기본적이며 중요한 자기결정권의 영역"에 속한다고 밝히면서도,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간 최적의 조화를 추구해야 할 헌법상 원리"를 함께 강조했다[9]. 문제는 그다음이다. 헌법재판소가 국회에 부여한 입법 시한은 2020년 말이었지만, 그 시한을 넘긴 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나도록 대체 입법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죄는 사라졌는데, 그 자리를 채울 제도는 여전히 비어 있는 셈이다.
무엇이, 어떻게 바뀌는가
이번에 도입되는 미프지미소정은 임신 9주 이내에 사용할 수 있는 먹는 임신중지약이다[1]. 다만 처음부터 약국에서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초기 2년간은 안전 관리와 모니터링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하고 약을 짓도록 하는 방식을 택했다[1]. 미성년자의 사용 연령이나 보호자 동의 요건, 건강보험 적용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1].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한국의 허용 기간은 오히려 보수적인 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신 10주까지, 세계보건기구(WHO)는 12주까지 사용을 권고하고 있으며, 이 약물은 1988년 프랑스에서 처음 허가된 이후 현재 세계 약 100개국에서 쓰이고 있다[2]. 대한산부인과학회 안전한 임신중절 위원회 간사인 김희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교수는 "약물 자체의 안전성은 이미 입증돼 있다"며 "약물과 수술 사이에 안전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약물이 안전하다고 관리체계가 안전한 건 아니"라며 부작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의료 현장을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2].
왜 7년이나 걸렸나
이번 도입 발표가 유독 늦어 보이는 이유는, 정작 국회의 후속 입법이 7년째 멈춰 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결정 당시 2020년 말까지 국회가 대체 입법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시한을 넘긴 지금까지 법은 만들어지지 않았다[2][3]. 그 결과 형법상 낙태죄 조항은 임신 당사자와 의사에게는 사실상 처벌 효력을 잃었지만, 약을 조제하는 약사에게는 여전히 적용되는 기이한 법적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7].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관련 법안은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안이 사실상 유일하다[3]. 여야의 입장차도 뚜렷하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이수진 의원은 임신 주수에 따른 허용 한계를 전면 삭제하자는 입장이고, 박주민 의원은 기존 제한 사유를 없애는 대신 일정 주수 내 본인 동의 방식으로 바꾸자고 제안한다[7]. 반면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허용 기간을 기존 24주에서 22주로 오히려 단축하고 태아를 독립적인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자는 안을 냈다[7]. 여당 내에서도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이 문제는 여전히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사안으로 남아 있다[3].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입법 부작위 상태가 지속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고,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도 국회 입법 논의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3], 정작 구체적 법안 심사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찬반이 엇갈리는 이유
여성계는 이번 발표를 오랜 요구가 실현된 진전으로 평가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인공임신중지를 원하는 여성들이 안전하고 검증된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6]. 다만 한국여성민우회는 "시작부터 접근성을 크게 제약한다면 약이 승인된다고 하더라도 의료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처방, 이용률은 현재와 크게 다를 바 없다"며 초기 2년간의 제한적 운영 방식에 우려를 표했다[6]. 반대로 종교계의 반발은 완강하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번 방안은 낙태를 '질서 있게' 제도화할 뿐 그 본질을 조금도 바꾸지 못한다"고 밝혔다[6]. 같은 맥락에서 천주교 측은 "진정으로 인간을 존중하는 사회는 가장 약한 생명을 없애 여성의 어려움을 덜어 주는 사회가 아니라, 여성이 생명을 포기하지 않도록 함께 책임지는 사회"라고 주장했다[5]. 개신교 프로라이프 단체 역시 "낙태약이 태아 생명을 끝내는 약이란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맞섰고, 일부 단체는 저출산 대응 예산을 투입하면서 동시에 임신중지약을 도입하는 것은 "정책적 모순"이라고 지적했다[5]. 의료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더 실무적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도입 자체를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환자 안전과 의료인의 법적 보호를 담보할 제도적 장치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6].
통계로 보는 임신중지의 현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1년 발표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인공임신중절율은 여성 1000명당3.3명, 추정 건수는 약 3만2000건이었다[4]. 성경험이 있는 여성의 8.6%, 임신을 경험한 여성의 17.2%가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평균 연령은 만 28.5세였다[4]. 중절을 택한 주된 이유로는 "학업·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35.5%)과"경제 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34.0%)가 가장 많이 꼽혔다[4]. 흥미로운 점은 시술 방법이다. 당시 조사에서는 수술이92.2%, 약물 사용은 7.7%에 그쳤는데[4], 이는 그동안 검증된 임신중지약이 합법적으로 유통되지 않았던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제도권 밖에서 음성적으로 약을 구해 사용해 온 현실이 이번 도입으로 얼마나 양지로 옮겨올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실제로 그동안 검증되지 않은 임신중지약이 해외 직구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유통되어 왔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고, 이는 정품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는 약을 의료진의 관리 없이 복용해야 하는 위험으로 이어졌다. 제도권 도입의 명분 중 하나가 바로 이 음성적 유통을 양지로 끌어내 안전을 확보하자는 데 있다.
나가며
임신중지약의 병원 도입은 여성의 건강권과 태아의 생명권이라는, 쉽게 절충되지 않는 두 가치가 정면으로 부딪치는 지점에 서 있다. 정부는 일단 '안전한 의료 접근성 확대'라는 실용적 해법을 택했지만, 이 해법이 종교계가 우려하는 생명 존중의 문제를 해소하는 것도, 여성계가 요구하는 충분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절반의 답에 가깝다. 무엇보다7년째 방치된 입법 공백이 메워지지 않는 한, 이번 도입은 행정부의 시행령 수준 조치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분명하다.
이 문제를 단순히 찬반의 문제로만 다루는 것은 각 진영이 이야기하는 가치의 무게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일일 수 있다. 임신 당사자의 결정권을 존중하는 일과, 태아라는 잠재적 생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민하는 일은 서로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도 논의될 수 있는 주제다. 다만 그 논의가 지금처럼 행정부의 시행 발표에 뒤따라오는 방식이 아니라, 국회에서 정식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임신 당사자의 결정권과 태아의 지위, 의료진의 법적 책임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는 결국 국회가 답해야 할 몫으로 남아 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