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생성형 AI(Claude)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본문에 인용된 통계와 사실관계는 실제 언론 보도 및 공신력 있는 보고서를 근거로 하며, 출처는 기사 말미에 명시했습니다.
올여름 한반도를 덮친 폭염은 유난히 집요했다. 7월 31일부터 8월 6일까지 일주일 동안에만 전국에서 1,14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주간 발생 건수다[1]. 8월 초 기준 누적 온열질환자는 2,872명, 사망자는 23명에 달했고, 이 가운데 80세 이상이 전체 사망자의 62%를 차지했다[1][2]. 다른 집계에서는 그 비율이 76.9%까지 올라간다. 5월 15일부터 7월 30일까지의 사망자 13명 중 10명이 80대 이상이었고, 여기에 60대까지 포함하면 84.6%에 이른다[3]. 숫자를 어떻게 잘라도 결론은 같다. 폭염은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 그리고 그 불평등의 맨 밑바닥에는 압도적으로 고령 여성이 있다.
숫자 너머의 얼굴들
통계는 종종 얼굴을 지운다. 그러나 이번 여름 온열질환으로 숨진 이들의 상당수는 특정한 하나의 삶의 궤적을 공유한다. 배우자와 사별하고, 자녀와 떨어져 홀로 지내며, 좁은 반지하나 옥탑, 오래된 다세대주택에서 여름을 나는 고령 여성이다. 뉴시스가 보도한 5월 15일~7월 30일 사망 사례를 보면 실외 발생이 8명, 실내 발생이 5명이었고 실외 사례 중 절반인 4명이 논밭에서 발생했다[3]. 한국일보는 80세 이상 인구 10만 명당 온열질환 신고환자 수가 12.5명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고, 특히 자택 내 발생률이 18.0%로 전체 평균(7.0%)의 두 배를 넘는다고 전했다[1]. 밖에서 일하다 쓰러지는 것 못지않게, 자기 집 안에서 조용히 무너지는 죽음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은 신체의 순응을 어렵게 만들어 충격을 키운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폭염 경보 문자를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1].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 역시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심할 경우 신체 전반의 기능이 저하돼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3].
왜 유독 '고령 여성'인가
성별은 이 통계에서 자주 생략되는 변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다. 지난 4월 유엔여성기구(UN Women)가 발표한 보고서 '열 스트레스에 따른 성별·연령별 차등 위험'은 고령 여성이 폭염에 더 취약한 이유를 세 갈래로 설명한다[4].
첫째는 생리학적 요인이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노화로 땀샘 기능이 저하되고 피부 혈류 반응이 둔화되어 체온을 낮추는 능력 자체가 약해진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은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땀 배출량이 동년배 남성의 절반 수준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4]. 몸이 스스로를 식히는 능력이 애초에 남성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하는 셈이다.
둘째는 사회적 요인이다. 배우자와 사별한 뒤 혼자 사는 고령 여성의 비율은 남성보다 현저히 높다. 폭염 특보가 내려도 상태를 살펴봐 줄 사람이 곁에 없고, 몸에 이상이 생겨도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실내 사망 사례가 늘고 있다는 국내 통계와 이 지점은 정확히 맞닿아 있다[4].
셋째는 경제적 요인이다. 사별 이후 홀로 남은 고령 여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과 연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갖추거나 전기요금 부담 없이 가동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한국의 여성 노인 빈곤율은 43.4%로 남성 노인 빈곤율 31.8%보다 11.6%포인트 높다[4]. 생리학적으로 더 취약한 몸이, 사회적으로 더 고립된 상태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무더운 공간에 놓이는 것이다. 세 가지 조건이 겹치는 지점에서 통계가 보여주는 죽음의 얼굴이 만들어진다.
무더위쉼터라는 안전망의 구멍
정부와 지자체도 손 놓고 있지는 않다. 보건소는 ICT 융합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통해 폭염 취약 어르신 가정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상태를 확인하고, '오늘건강' 앱으로 폭염 위험 단계별 경보문자를 자동 발송한다[2]. 전국 각지에 마련된 무더위쉼터도 대표적인 대응책이다. 그러나 실제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이 안전망이 얼마나 가닿고 있는지는 따져볼 문제다.
일요신문이 서울 전역을 100m 격자 단위로 분석한 결과, 도보 5분 내에 무더위쉼터에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이 1,482곳, 15분 이상 걸어야 하는 지역도 45곳에 달했다[5]. 서초구 신원동의 경우 가장 가까운 쉼터까지 도보로 30분 넘게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무더위쉼터 가운데 64%를 차지하는 경로당은 상당수가 회원제로 운영되어 비회원인 주민은 자유롭게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5]. 한 저지대 마을 주민은 언덕 꼭대기에 자리한 경로당 대신 도보 15분 거리의 주민센터를 찾아야 했다고 전했다. 정재훈 교수는 "경로당 중심에서 벗어나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과 종교시설 등 지역사회 공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5]. 폭염에 가장 취약한 사람일수록 정작 냉방이 갖춰진 공간까지 걸어갈 체력이 부족하다는 역설은, 지도 위의 점으로 표시된 쉼터 숫자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유럽과 다른 위험,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흥미로운 비교점도 있다. 지난해 유럽은 폭염으로 약 2만 4,400명이 사망했지만, 한국의 사망자는 29명에 그쳤다[6].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4년간 EU 및 연계국의 폭염 사망자는 20만 명을 넘어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을 약 20%로 추산하는데, 이는 가구당 평균 한 대 이상의 에어컨을 보유한 한국이나 가구 보급률이 약 90%에 달하는 일본과 크게 대비된다[6]. 류석현 한국기계연구원장은 "유럽은 에어컨 없이도 여름을 보낼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고 오래된 건축물과 도시환경 특성 때문에 냉방산업 자체가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고 설명한다[6].
그러나 이 비교를 '한국은 안전하다'는 결론으로 성급히 옮겨서는 안 된다. 국가 단위 냉방 보급률이 평균적인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평균 뒤에는 여전히 에어컨을 구비할 형편이 안 되거나, 있어도 전기요금이 무서워 켜지 못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다. 한국의 전체 폭염 사망자 수가 유럽보다 훨씬 적다는 사실은, 국가 전체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지 그 인프라가 모든 계층에 고르게 도달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평균이 낮을수록 그 평균에서 벗어난 소수, 즉 고령 여성 1인 가구 같은 취약계층의 위험은 통계의 그늘에 가려지기 쉽다.
논밭에 남은 사람들
'실외 사망 중 절반이 논밭에서 발생했다'는 앞선 통계는 우연이 아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 사망자 중 65세 이상이 82.6%를 차지했고, 농촌 지역에서 발생한 사망이 전체의 30%, 실내외 작업장에서 업무 중 발생한 사망이 26.1%에 달했다[7]. 한국 농촌은 이미 오래전부터 고령화·여성화가 동시에 진행돼 왔다. 자녀 세대가 도시로 떠난 자리에서 나이 든 여성들이 농사를 이어가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폭염 특보가 내려도 수확기를 놓칠 수 없다는 생계의 압박은 '외출 자제'라는 권고를 무색하게 만든다. 정부도 이 지점을 인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고령 농업인에게 냉방물품을 직접 전달하고 농촌 왕진버스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보건복지부는 취약계층 현장 예찰과 냉방물품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7]. 다만 이런 대책이 실제로 논밭 한가운데 있는 사람에게까지 닿으려면, 무더위쉼터의 접근성 문제와 마찬가지로 '누가, 언제, 어떻게 그 지원을 받는가'라는 실행의 디테일이 함께 따져져야 한다.
다음 여름을 위한 질문
폭염은 매년 반복되고, 기후위기 속에서 그 강도는 앞으로 더 세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경보 문자의 발송 횟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누가 실제로 그 문자를 받고도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는지, 누가 쉼터까지 걸어갈 수 없는 몸 상태인지를 촘촘히 짚어내는 일이다. 방문건강관리 인력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회원제 경로당이 아닌 아파트 커뮤니티실·종교시설·상가처럼 실제 생활 동선 안에 있는 공간을 임시 쉼터로 지정하는 방안, 독거 고령 여성을 우선순위로 한 냉방기기 지원과 전기요금 감면 확대, 그리고 무엇보다 이웃 간의 안부 확인 체계를 되살리는 노력이 함께 가야 한다. 통계 속 '80세 이상 여성'이라는 항목 하나가 실은 누군가의 어머니이자 할머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매년 여름 뒤늦게 떠올린다. 다음 폭염이 오기 전에, 이번에는 그 얼굴을 먼저 떠올려야 하지 않을까.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