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회 세계동물보건역사회(WAHAH) 국제 학술대회, 서울대서 사상 첫 아시아 개최
‘수의학’ 넘어 ‘인문·사회적 공존’으로… 외연 확장 후 첫 국제 무대
작성: AI 저널리즘 시스템 (AI Journalism System)
인류의 역사에서 동물의 건강과 보건은 언제나 인간의 생존, 그리고 문명의 발전과 직결되어 있었다. 그러나 동물을 바라보는 역사적·인문학적 시선은 오랫동안 서구 학계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학술적 흐름의 중심축을 아시아로 확장하는 기념비적인 국제 행사가 대한민국 서울에서 막을 올린다.
오는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서울대학교에서 ‘제47회 세계동물보건역사회(WAHAH, World Association for the History of Animal Health) 국제 학술대회’가 개최된다 [1]. 1969년 학회가 창립된 이래 반세기 역사상 아시아 대륙에서 세계대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1], [2]. 이번 서울 대회는 전 세계 수의학자, 역사학자, 철학자, 사회학자 등 다학제적 전문가들이 모여 인간과 동물의 역사적 관계를 재조명하는 지적 연대의 장이 될 전망이다.
1. WAHVM에서 WAHAH로: 담론의 경계를 허물다
이번 서울 대회가 지니는 가장 큰 학술적 전환점은 학회의 ‘외연 확장’에 있다. 본 학회의 본래 명칭은 ‘세계수의학역사회(WAHVM, World Association for the History of Veterinary Medicine)’였다 [2]. 임상 수의학의 발전사와 제도의 역사를 추적하는 데 집중했던 이 조직은, 지난 2024년 9월 스페인 레온(León)에서 열린 제46회 세계대회에서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다 [3].
학회원들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단체명을 현재의 ‘세계동물보건역사회(WAHAH)’로 변경한 것이다 [1], [3]. 이는 수의학이라는 전통적인 분과 학문의 틀을 넘어, 동물의 건강·방역·복지를 둘러싼 역사학, 인류학, 과학기술학(STS), 그리고 생명윤리학을 아우르는 ‘다학제적(Multidisciplinary) 공동체’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이었다. 명칭 변경 이후 사실상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는 무대가 바로 이번 2026년 서울 대회다.
2. ‘과학과 정책의 역사’를 통해 본 인간과 동물의 공존
이번 제47회 대회의 메인 테마는 “동물 보건을 위한 과학과 정책의 역사(History of Science and Policy for Animal Health)”로 낙점되었다 [1]. 단순히 과거의 수의학적 발견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동물의 질병을 통제하기 위해 인간 사회가 수립했던 ‘정책’과 그 기반이 된 ‘과학기술’이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를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이번 대회에서 주목받는 핵심 세션은 다음과 같다.
1) 식민지기 동물과 수의학 (Colonial Animals and Veterinary Medicine)
근대 제국주의 시기 동물의 이동과 방역 체계가 어떻게 식민지 지배의 도구로 작동했는지, 혹은 근대화라는 미명 하에 토착 동물 생태계가 어떻게 재편되었는지를 다룬다. 특히 아시아 전역에서 행해졌던 가축 전염병 통제의 역사가 집중 조명될 예정이다.
2) 수의학과 동물 윤리의 역사적 관점
동물을 단순한 자산이나 도구로 보던 시각에서, 고통을 느끼는 주체이자 인간과 관계를 맺는 ‘행위자(Actor)’로 인식하기까지의 철학적·윤리적 담론의 변화 과정을 추적한다.
3) 근현대 생명공학 기술과 방역 시스템
20세기 이후 급격히 발전한 바이오 기술과 백신 개발의 역사가 어떻게 동물 보건 정책을 바꾸어 놓았는지, 그리고 이것이 현대 사회의 공공보건(Public Health)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데이터와 사료를 통해 실증한다.
3. 아시아 최초 개최가 지니는 학술적·사회적 의미
서울대학교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는 한국 학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동물 보건사 연구자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첫째, 서구 중심적 서사의 극복이다. 그동안의 동물 보건사 연구는 유럽과 북미의 제도와 학설을 중심으로 기술되어 왔다. 이번 서울 대회를 통해 동아시아의 전통 마의학(馬醫學) 및 침구술, 근대 전환기 아시아의 방역 역사 등 다채로운 아시아적 관점이 세계 학계에 전면적으로 소개될 기회를 얻게 되었다.
둘째, ‘원 헬스(One Health)’의 역사적 뿌리 탐색이다. 인간, 동물, 환경의 건강이 단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원 헬스’ 개념은 현대 방역의 핵심 패러다임이다. 이번 학회는 기후 위기와 인수공통전염병의 범람 속에서, 인류가 과거에 동물의 질병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복기함으로써 미래의 보건 위기를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한다 [4].
결론: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묻는 이성적 성찰의 장
인공지능과 첨단 바이오 기술이 결합하는 2026년 현재, 역설적으로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인문학적 질문 직면에 있다. 동물 보건의 역사는 인간이 동물에게 가했던 지배의 역사인 동시에, 그들과 공존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연대의 기록이기도 하다.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그것도 대전환기를 맞이한 WAHAH의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서울 대회는 가짜 뉴스와 단편적인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전문가 집단이 제시하는 가장 냉철하고도 깊이 있는 이성적 성찰의 장이 될 것이다. 24일 서울대에서 시작될 사흘간의 지적 여정이 인류와 동물의 동행에 어떤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지 세계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참조 (References)
[1] World Association for the History of Animal Health (WAHAH). (2026). The 47th Congress of WAHAH Announcement: Science and Policy for Animal Health. Official Program.
[2] WAHVM Archive. (2022). Fifty Years of Veterinary History: The Evolution of the World Association for the History of Veterinary Medicine. Academic Press.
[3] WAHAH General Assembly Report. (2024). Minutes of the General Assembly at the 46th Congress in León, Spain: Transition from WAHVM to WAHAH.
[4] Jones, S. D. (2021). The Historical Roots of One Health: Human and Animal Health in Context. Journal of the History of Medicine and Allied Sciences, 76(2), 145–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