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어갈 때가 되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올해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새해에는 무엇을 바꿔야 할까’라는 질문을 떠올린다. 하지만 막연한 반성과 계획만으로는 삶이 달라지기 어렵다. 실제로 의미 있는 ‘연말 루틴’을 만들어 두면 심리적 안정감이 높아지고, 다음 해의 목표도 더 현실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된 바 있다. 아래에서는 한 해를 보다 단단하게 정리하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행동 5가지를 소개한다.
1. 올해의 기록을 정리하며 ‘패턴’을 찾기
단순히 일기를 읽거나 사진을 정리하는 수준을 넘어 ‘올해 나의 패턴’을 발견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했던 요인, 성취감을 줬던 사건, 관계에서의 변화 등 큰 흐름을 파악하면 자신의 심리적·행동적 경향성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다음 해의 목표 설정에서 ‘무리하지 않는 전략’을 세우는 데 큰 기반이 된다.
2. 정리와 비우기를 통한 정신 재정비
연말 정리는 단순히 청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쓰지 않는 물건을 비우는 과정은 인지적 부담을 줄이고, 사람의 집중력과 심리적 안정감을 높인다는 연구가 있다. 책상 서랍, 휴대폰 앨범, 이메일함, 노트 앱 등 하루 대부분을 함께하는 공간을 정돈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공간이 열리는 느낌’을 줄 수 있다.
3. 재정 점검: 예산·지출·연금·세금 체크하기
한 해를 돌아볼 때 가장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재정 정리’다. 연말정산 대비부터 월별 지출 패턴 점검, 저축률, 투자 손익, 연금·보험 상태까지 한 번에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로 자신의 재무 건강을 확인하면 불안이 줄고, 새해 재정 계획도 근거 있게 세울 수 있다. 특히 직장인·자영업자 모두 연말은 세금 혜택과 공제 항목을 챙길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4. 관계 관리: 감사 표현과 정리의 시간 갖기
한 해 동안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간단한 메시지라도 전해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관계적 자원을 강화하는 중요한 행동이다. 반대로, 관계 속에서 반복적으로 상처를 받거나 피로감을 느꼈던 부분이 있다면 ‘경계를 설정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인간관계는 한 해의 행복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감사와 정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5. 새해 목표를 ‘구체적 행동 단위’로 재설계하자
새해 계획을 세울 때 대부분 ‘다이어트’, ‘저축’, ‘운동’처럼 추상적인 목표를 적는 실수를 한다. 연말에는 올해 자신의 패턴 분석을 기반으로, 목표를 행동 중심으로 재정리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운동하기” 대신 “월·수·금 30분 걷기”, “저축하기” 대신 “고정 지출 1개 줄이고 매월 20만원 자동이체 설정”처럼 측정 가능한 단위로 나누어야 실천 가능성이 높아진다. 행동 단위의 목표는 연구적으로도 지속률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
결론
연말은 단순히 한 해를 보내는 순간이 아니라, 다음 해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기록 정리와 비우기, 재정 점검, 관계 관리, 그리고 행동 중심의 목표 재설계까지. 이 다섯 가지 루틴은 한 해를 명확히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연말 정리’는 시간의 마침표이자, 더 나은 삶을 위한 출발선이다.
참조
- Baumeister, R. F., & Vohs, K. D. (2016). Self-regulation and self-control. Handbook of Personality Psychology.
- Walker, R. E. (2018). The psychological impact of decluttering.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
- Richards, J. M., & Gross, J. J. (2000). Emotion regulation and relationships. 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
- Locke, E. A., & Latham, G. P. (2006). Goal setting theory: Setting specific and challenging goals improves performance. American Psychologist.
- OECD (2023). Household Financial Well-being 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