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떠난 것 같아요.” 반려동물을 잃은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뱉는 말이다. 반려동물은 단순한 동물이 아닌 가족 그 자체다. 오랜 시간 함께한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사람들에게는 큰 슬픔과 상실감이 찾아온다. 이는 단순한 우울을 넘어 ‘펫 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라는 심리적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
펫 로스 증후군은 반려동물의 죽음이나 이별로 인해 겪는 강한 감정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말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슬픔, 죄책감, 분노, 무기력감, 불면, 식욕부진 등이 있으며, 심할 경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이 보호자 역할을 했던 경우 “내가 더 잘했더라면…”이라는 죄책감이 깊어져 자책의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도 흔하다.
이러한 심리적 충격은 개인의 성격, 반려동물과의 유대 관계, 사회적 지지체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주변에서 “그냥 동물이잖아”라는 말을 들었을 때 상처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별의 아픔은 결코 작지 않다. 실제로 몇몇 사람들은 반려동물의 죽음 이후 극심한 우울로 직장생활이 어려워지거나 일상 기능에 큰 지장을 겪기도 한다.
펫 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슬픔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억지로 감정을 눌러두기보다는 충분히 슬퍼하고 울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회복에 도움이 된다. 주변 사람들과 반려동물에 대한 추억을 나누거나, 편지나 일기 등을 통해 마음을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추모 모임이나 상담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어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과의 교류가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슬픔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심리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 장례 절차를 충분히 밟으며 이별을 마무리하는 것도 정서적인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펫 로스 증후군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 반응이다. 반려동물은 생의 한 순간이 아닌, 평생을 함께해온 소중한 존재이기에 그 이별도 진지하게 다뤄져야 한다. 남겨진 이들이 겪는 슬픔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사회 전반에 확산될 때, 우리는 비로소 ‘반려’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될 것이다.